대한민국 정치권의 과도한 대립이 새로운 차원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정치의 사법화'에 이어 최근에는 '사법부의 정치화'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국가 기본 질서인 삼권분립 체제 자체가 흔들릴 위기에 처해 있다.
최근 몇 년간 보수와 진보 진영은 법원 판결에 대해 승복하지 않고 사법부를 공격하는 모습을 일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발생했던 비상계엄 논란과 탄핵 정국에서 여야 양측은 사법부를 향해 전례 없는 압박을 가하며, 마치 사법부가 특정 편향성을 가진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편파적인 판결"이라는 의혹이 확산되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정치권 스스로가 초래한 결과다. 그 근본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 검찰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에서 시작되었다. 필자는 1990년대부터 법조계를 취재하면서 권력에 예속된 검찰 조직을 비판해왔다. 당시 '검찰 개혁=국가 개혁'이라는 기사를 통해 경종을 울렸지만, 오히려 검찰은 정권 교체마다 더욱 깊숙이 권력과 결탁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우리 정치판에서는 건설적인 논쟁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고소·고발이 일상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사법 시스템마저 정치적 논리에 휩쓸리게 되었다. 지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여야 간에 서로 고발한 국회의원만 약 30명에 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곧 있을 주요 판결들 - 윤석열 대통령 관련 헌재 결정이나 이재명 대표 선거법 위반 대법원 판결 등 - 은 이러한 '사법부 정치화' 현상이 정점에 달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이런 상황에서 법적 타당성보다는 진영 논리가 더 중요시된다는 사실이다. 특정 세력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결이 나올 경우 이를 인정하지 않고 물리적 충돌까지 불사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헌재 전 소장의 경고
"최근 몇 년간 권한쟁의심판이나 탄핵심판 등 정치적 성격이 강한 분쟁들이 헌재로 많이 넘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사법 시스템마저 정치논리에 휩쓸리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