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열면 마치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세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다. 10대 청소년부터 60대 어르신까지, 평소 기술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조차 AI가 생성한 '지브리 스타일' 프로필 사진으로 도배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AI 생성 콘텐츠를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정작 기술 주도권에서는 뒤처져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AI 저작권과 윤리 문제가 뜨거운 논쟁으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과 유럽은 관련 소송과 입법 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며 중국 역시 'AI 윤리 백서'를 통해 자국 기준을 명확히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AI 기본법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정책 방향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사회에서의 목소리 또한 미미한 수준인데, 이는 결국 기술 경쟁력 부족과 직결되는 문제다.
현재 글로벌 AI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양강 체제 아래 놓여 있으며, 한국은 아직 주변 국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스탠퍼드 HAI의 'AI 인덱스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프라(6위)와 개발(3위) 분야에서는 선전했으나 투자(11위), 상업화(12위), 인재·연구(각 13위) 등 핵심 영역에서 크게 뒤처져 있었다.
'주목할 만한 AI 모델' 부문에서는 더욱 뼈아픈 결과가 나왔다. 미국 40개, 중국 15개 모델이 선정된 가운데 한국에서는 LG의 '엑사원 3.5' 단 한 개만 이름을 올렸다. 이는 초거대AI 개발 세계 3위라는 타이틀과 대비되는 초라한 성적표였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우수 인력의 해외 유출이다. 한국의 AI 인재 순이동 지표는 -0.36으로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데, 이는 해외로 나가는 전문가들이 더 많다는 의미다.. 투자 환경과 규제 체계 간 불균형 속에서 유망 창업기업들과 고급 인력들이 점점 더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장 전문가들은 현재 추진 중인 정부 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한다.. 한 AI 스타트업 대표는 "규제 중심 접근보다 산업별 특성에 맞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개발자는 "해외와 비교해 국내 규제 환경만 과도하게 엄격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부 차원에서 G3(AI 강국 Top3) 진입이라는 야심찬 목표 아래 다양한 계획들을 발표했지만 실제 실행 단계에서는 여전히 미흡한 점들이 많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AI 기술 특성을 고려할 때 몇 달간의 공백도 치명적인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대응체계 구축 필요성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