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14세 어린 소녀가 전 남자친구의 손에 무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여성 폭력과 '페미사이드'(여성 살해) 문제가 다시 사회적 논란으로 떠올랐다.
3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르티나 카르보나로라는 14세 소녀는 지난 28일 새벽 나폴리 외곽 도시 아프라골라의 한 폐건물 옷장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인 19세 알레시오 투치를 긴급 체포했다. 용의자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돌로 내리쳤다. 다시 만나주지 않으려 해서 그랬다"는 충격적인 진술을 했다.
특히 이 사건은 범인의 냉혹함과 잔인함이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투치는 범행 직후 집에 돌아가 샤워를 하고 평소처럼 친구들과 외출했으며, 실종 신고 후에는 오히려 가족들과 함께 수색 활동에 참여하며 진심 어린 걱정하는 척 했다.
그는 휴대전화 채팅 기록 삭제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지만, CCTV에 피해자와 함께 폐건물에 들어갔다 혼자 나오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결국 덜미를 잡혔다.
이번 사건은 올들어 이미 16건 이상 발생한 여성 살해 사례 중 하나로, 대부분이 친밀한 관계였던 전 애인이나 배우자에 의해 자행되고 있어 사회적 우려를 더하고 있다.
조르조 멜로니 총리는 "마르티나는 겨우 14살 소녀였다"며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으며, 야당 대표 역시 "젠더 폭력 문제 앞에서는 정치적 입장 차를 넘어 단결해야 한다"며 동참 의사를 밝혔다.
약 두 달 전에도 이탈리아에서는 여대생 두 명이 연달아 희생되는 사건으로 큰 파문이 일었으며, 지난해 말에는 '페미사이트'라는 단어가 올해의 단어로 선정될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