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섬유는 채소와 과일, 통곡물 등 식물성 식품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의 한 종류로 잘 알려져 있다. 인체는 식이섬유를 직접 분해하지 못하지만, 대부분이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대장까지 이동한 뒤 장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은 장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는 등 장 환경 유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식이섬유는 소화 기능 개선과 심혈관 건강 관리, 체중 조절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양소로 평가된다. 충분한 섭취가 권장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영양학회에 따르면 성인의 하루 식이섬유 권장 섭취량은 남성 약 25g, 여성 약 20g 수준이다. 다만 아무리 건강에 유익한 영양소라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평소보다 섭취량을 갑자기 크게 늘리면 장이 적응하지 못해 다양한 소화 관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영국 가정의학과 전문의 바바라 쿠비카 박사는 최근 영국 매체 ‘메트로(Metro)’와의 인터뷰에서 “식이섬유는 장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지만, 섭취량을 늘릴 때는 서서히 단계적으로 증가시키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식이섬유 섭취가 갑자기 증가하면 대부분의 불편 증상이 이 시기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신호 중 하나는 복부 팽만감이다. 식이섬유를 갑자기 많이 섭취하면 장내 세균이 이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가스가 많이 생성될 수 있다. 특히 통곡물이나 콩류 섭취량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식사 후 배가 더부룩하거나 팽창된 느낌을 경험하기 쉽다.
방귀가 잦아지는 것도 흔히 나타나는 변화 중 하나다. 식이섬유가 늘어나면 장내 미생물이 이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가스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약간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갑자기 횟수가 크게 늘어난다면 장이 아직 식이섬유 증가에 적응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일부 사람들은 복부 통증이나 경련을 경험하기도 한다. 특히 통곡물 등에 많이 들어 있는 불용성 식이섬유는 장의 움직임을 강하게 자극할 수 있다. 몸이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섭취량이 늘어나면 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
변비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식이섬유는 대변의 부피를 늘리고 수분을 흡수하는 특징이 있지만, 물 섭취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식이섬유만 많이 섭취하면 대변이 딱딱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배변이 오히려 어려워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장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묽은 변을 보는 경우도 있다. 식이섬유 섭취량이 매우 많아지면 장 활동이 활발해져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또 다른 신호로는 배에서 나는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있다. 장내에서 식이섬유 발효가 활발해지면 가스가 많이 만들어지면서 복부에서 소리가 잦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나타날 경우 섭취량을 천천히 조절하고 충분한 수분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